정부가 서해 5도에 전략 타격 지대지미사일을 배치(본보 29일자 6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차단할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북한과 너무 가까워 기습 공격 위험에 노출된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해 5도는 북한군이 해군력으로 밀고 내려올 경우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에 있다. 자연히 공격보다는 북한군의 상륙을 저지하는 방어기지로서 생존성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런데 여기에 사거리 300㎞의 전략미사일을 배치해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을 겨냥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의 핵심이다. 서해 5도 전략미사일 배치는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오래 전부터 검토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정부 관계자는 "서해 5도는 온갖 다양한 유형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곳"이라며 "따라서 적이 도발할 경우 영토 대 영토 개념으로 평양의 주석궁을 언제든 직접 타격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 바 능동적 억제개념이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서해 5도는 북한과 비교해 무조건 화력의 절대 열세에 있기 때문에 어중간한 전력 증강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섬을 완전히 비워 놓거나 최강의 무기를 배치하는 극단의 선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과 불과 10여㎞ 떨어진 서해 5도에 중요한 전략미사일을 전면 배치하는 것은 적의 기습 공격만 초래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전략미사일은 유사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벗어난 한강 이남에 배치하는 게 상식"이라며 "이제는 북한이 해안포가 아닌 스커드미사일로 서해 5도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전력의 적절한 배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이 무기가 성능은 뛰어나지만 서해 5도에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따져 봐야 한다"며 "북한 해안포에 대응하는 무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좁은 섬이라 이 무기들을 설치할 공간이 없고 군사 시설의 확대로 무인도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는 30일 국방부가 제출한 서해 5도 전력증강 예산안을 통과시켜 지상표적정밀타격유도무기 도입 예산으로 2011년 20억원, 2012년 864억원을 배정했다. 후보로는 이스라엘의 딜라일라(Delilah), 미국의 에이태킴스(ATACMS), 국산 현무_2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딜라일라는 사거리 250㎞, 에이태킴스와 현무_2는 사거리 300㎞다. 스파이크 지대지미사일은 사거리가 25㎞로 짧아 북한 해안포기지 후방의 중요 시설까지 타격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